블로그메뉴1/블로그일기(Diary)

[메일정리도중...] 옛 친구에게서 보내진 메일을 보았다...

Initial-K 2014. 2. 10. 11:30




=>그게 아마 군대를 가기전의 이야기였을까...

이 친구는 나보다 더 일찍 군대를 들어간 친구였다

우리는 마지막날 밤에 서로 같이 놀고 이야기하고 그렇게 헤어졌고


그로부터 10년동안 얼굴도 목소리도 듣지못했다, 또한... 이미 내 기억속에서 잊혀져버린 친구였다


하지만, 이것도 어쩌면 인연인걸까 아니면 어떤것일까...

약 2000개넘게 안읽은 E메일이 쌓여진 휴면계정인 DAUM넷의 계정...

고작해봐야 게임기로 사용자 세컨계정 만들때나 사용하는 메일주소였는데

잠깐 일이있어서 아주 오랜만에 DAUM메일로 접속을하고난 이후, 오랜만에 메일정리를 하려고 할때였다


"어차피 2000개 다 스팸이겠지만, 하나씩 정리해볼까..."


라는 생각과함께 나는 정말 2000개 가까이 정리하기 시작했다

한페이지에 표시되면 메일의 수를 100개로 설정해놓고, 그대로 하나 하나 페이지를 넘어가며 휴지통에 보내던 그때...

갑자기 분위기가 다른 어떤 메일을 발견했다 그것도 매우 짧은 제목의...


뭔가 0.1초에 가깝게 이상한느낌을 받은 나는 다시금 메일휴지통으로 이동하여 확인을하게되었다 그런데...




그것은, 아주 오래전 친구였던 사람에게서 보내진 메일이었다... 정확히 2012년 03월 22일 자로 말이다




메일의 내용에서는 그 친구 역시도 오랜만에 메일정리를 하던도중 우연히 내 E메일 주소를 발견하여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냈다고 한다

...어쩌면 내가 지금까지 모르고 지나친 메일중에서 이러한것이 또 있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그냥 정리한답시고 싹 다 처리해버린 지금은 다 사라지고 증발된 메일속에 이러한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만 나는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이게 인연이라는 거구나"



인연이 닿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우연찮게도 발견할 수 있는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인연이 닿지않는 사람이라면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나는 그 사람의 이메일을 지워버린게 있을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갑자기 묻혀있던 감정이 복받쳐 오르기 시작하는것 같았다


지금은 그 친구에게 그렇게 기다리고있을법한 답장 메일을 쉽게 띄워주는게 힘들다

그저 편하게 "친구! 오랜만이야!" 라고 하면 끝날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지금 내 몰골이 영 말이 아니라서 더더욱이다


하하... 이 세상에 잊혀진 친구가 보고싶어서 메일을 보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는 좋은사람 한명을 잃어버릴뻔했다

내가 스스로 연락을 끊고자 하는 그러한 사람이 아니라, 정말 모르는사이에 잊혀진 친구를 말이다




이 친구는 내가한때 패기와 에너지로 가득차던 그 시절, 그리고 항상 노력하던 그 시절의 나를 알고있는 친구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것을 이루는 놈이 된다" 라고 말하고 노력할때였다

하루마다 순정만화를 보면서 그림을 그리고, 매번 친구나 아는사람들과 그림교류를 할때의 나를 알고있는 몇 안되는 사람중의 하나다


그래서 더더욱 미안하다, 10년만에 보여주는게 고작 이 꼴이니 말이다



나는 오타쿠가 되고싶었던 사람이며, 동시에 오타쿠가 되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었고

또한 좋아하는 캐릭터에 매진하고 싶었던 사람이며, 동시에 좋아하는 캐릭터에 매진하는것을 피하려 했고

만화나 게임캐릭터에 열광하고 싶었던 사람이며, 동시에 열광하기를 피했던 사람이다


한마디로 내 인터넷 인생은 모순덩어리 그 자체,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거고말이다...




내가 이곳 블로그에서 매번 이상한 헛소리를 전부 다 적어왔지만, 그 어느때보다 이번에는 진심이다

10년전 그때처럼 차라리 "몰라도 되는것" 을 알지 않던 시절이라면 더 좋았을테고

그냥 앞만 쭉 내다보면서 아무의심 없이 사는사람이었다면 더 좋았을것이다


나는 어릴적부터 그저 취미 일직선으로 그림을 그리던놈이니, 다른사람들처럼 현실벽에 부딛칠일도 없을테고 말이다



어차피 다 지나간 이야기다,

누구나 어릴적에 한번쯤 크나큰 망상을 하지 않는가?

그저 현실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는 때의 회상일뿐이다



지금도 내가아는 사이트나 커뮤니티의 중학생과 고등학생 아이들은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이곳저곳에 올리고있다

그 때의 애들한테는 그만한 에너지가 충분히 있을때다

물론, 20대를 넘어가고 사회인이 되면서도 그렇게 그릴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말이다

흔히 보통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로서 취미로 무언가를 그리는사람들은 30대가 되기전에 손을떼는 경우가 일반적이니 말이다


나 역시도 10년전에는 딱 그러한 것이었다, 지금은 이미 아저씨가 되었는데 그런건 다 지나간 이야기다






결국 기대했던 모습이나, 이야기했던 모습을 보여줄수는 없지만

그렇다고해서 이렇게 이어진 인연을 버리는것도 사실 잘못된것이라 생각한다

얼굴을 안보더라도, 목소리를 듣지않더라도, 글로서 내가 친구의 글을 보았다는 흔적을 남겨주는것이 아마 예의가 아닌가하고 생각해본다


전혀 기대하고있지 않은상황에서,

거의 잊혀질법한 무렵에 보여지는 반가운사람의 흔적이라면

충분히 그 만큼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내가 이 짧은내용의 E메일을 접하게 된것처럼 말이다


그것이 인터넷이나 블로그가 아닌, 정말 실제로 얼굴을 마주했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이번엔 나의 차례다

이 친구에게 내가 보내는 답장메일이 닿을지 어떨지 모른다

내가 위에서 적은글처럼 그것은 운에 맡겨질 것이라 본다


"인연이 있다면 닿는거고, 인연이 없다면 닿지않는거고"


.

..

...


스캐너와 타블렛 드라이버, 한번 다시 설치만이라도 해볼까...